아레나 전국마스터즈.
어느 해 부터인가 중단되었던 아레나 마스터즈가 상당히 오랜만에 다시 개최되었다.
나도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으나 그동안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관계로 참가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동아리 후배 몇명이 참가하기도 하고 그냥 구경삼아 올림픽 수영경기장으로 향했다.
상당히 오랜만의 올림픽 수영장이다.
그런데 수영장 앞의 중계차를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선수대회도 제대로 중계해주지 않으면서 이런 아마추어 대회를 중계해줄리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내부공사를 해서 이전보다 상당히 깨끗해졌다.
과거 대회보다 관중석이 좀 비긴했지만, 나중에 대회에 출전하는 아이들 가족들이 꽤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참고로 이번 대회의 특이한 점은 유년부 참가자는 상당히 많은데 비해 성인부 참가자는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나도 출전해서 완주만 했다면 순위권에 들어갈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다.
오전 경기를 보는 내내 신경쓰이는게 있었는데 바로 이 카메라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중계방송할 대회는 아닌데 KBS에서 중계방송용, 심지어 HD카메라를 설치하느라 굉장히 분주했다.
이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세계선수권 응원 현수막도 걸려있는 것도 그렇고, 방송국에서 이렇게 공들이는 것도 그렇고 박태환 선수가 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 경기가 시작될즈음 갑자기 국가대표 감독인 노민상 감독님이 나타나셨다.
이 때부터 갑자기 수영장 분위기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박태환이 온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는 재빨리 스탠드 앞까지 달려나갔다.
(이 때까진 사람들도 상황 파악을 못했는지 스탠드 앞은 썰렁했다. 물론 나중에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그리고 KBS의 이선영 아나운서가 나타나고,
(처음엔 누군지 몰랐었다. 그냥 낯이 익길래 스포츠 뉴스 기자인줄 알았다.)
각 방송사에서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환호성이 일더니 역시나 박태환 선수가 등장했다.
설마설마했는데 정말로 나타나서 놀랐다.
게다가 김성수 캐스터와 안창남 해설위원까지 등장했다.
평소부터 팬이었는데, 왜냐하면 수영중계는 이 두분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방송국은 수영에 관심이 없어서 중계진에도 소홀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중계의 질도 떨어진다.
하지만 KBS는 상대적으로 수영중계를 많이 해주는 편인데 항상 이 두분이 중계를 한다.
(벌써 몇년이나 봐왔는지 모르겠다.)
비록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선수들의 영법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중계를 해주기 때문에 상당히 좋다.
(박태환 본 것보다 이 두분을 직접 본 것이 더 기분 좋을 정도. 같이 사진 찍지 못한게 아쉽다.)
박태환 선수와 이번에 로마로 떠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시범이 있었다.
선수들이 수영하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차원이 달랐다.
이 장면이 TV로 생중계 되었다.
약 1시간 정도 생중계 되었는데, 시범 및 인터뷰를 빼면 몇 분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수영경기가 중계되었다.
오전 경기가 지연되서 결국 어린 아이들의 자유형만 중계되었지만...
(그나저나 수영선수들의 몸은 너무 멋지다.)
역시 박태환 선수는 매스컴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었다.
확실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고 세계선수권 2연패를 목표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은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생각없이 대회에 방문했다가 정말 뜻밖의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박태환 선수도 직접 볼 수 있었고, 국가대표의 영법도 직접 볼 수 있었고, KBS의 명콤비도 볼 수 있었다.
대회에 직접 참가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비록 참가하지는 못했더라도 상당히 기분좋은 대회였다.
p.s.
이날 역시 망원 줌렌즈의 위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다.
역시 망원렌즈 최고.
실내였던 관계로 '좀 더 밝은 렌즈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따위는 하지 않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백통따위는 원하지 않아....ㅠㅠ
p.s.2
이날 사진을 920여장을 찍었다.
쉽게 말해서 4GB메모리 거의 꽉찰 때까지 찍었다.
대부분은 연사로 찍었기 때문이지만...
확실이 이날 하루동안 카메라와 렌즈 값 충분히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