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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삼국지 책

역시 삼국지하면 책이 빠질 수 없겠다.

1. 만화소설 삼국지
제대로(?) 접한 최초의 삼국지 관련 책이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는 지난 포스팅에서 썼으니 생략.
어쨌든 삼국지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고마운 책이다.

2. 이문열 삼국지
최초로 읽은 삼국지 완역본이다.
(그리고 5번도 넘게 읽었다.)
'이거 읽고 S대 갔어요.' 한마디 때문에 초특급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 책이다.
아마 삼국지 번역서 중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 아닌가 싶다.
내가 이 책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단지 그 시절에 가장 유명했기 때문이다.
(결코 S대 가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음...결과적으론 그렇게 됐지만...흠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책은 상당한 비난의 도마에 오르게 된다.
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번역이 아니라 평역이다.
즉, 역자가 순수하게 번역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도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
원래 삼국지는 유비에게 굉장히 호의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역자는 그게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든 모양이다.
정말 조조에 대한 사랑이 돋아나게 책을 써 놨다.
원저가 지나치게 조조를 깎아내린면이 있긴 하지만,
역자의 생각을 지나치게 독자에게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지금 보면 좀 거북할 정도이다.
(물론 처음 읽을 땐 아무 생각 없었지만....)
조조를 제대로 평가하고자한 역자의 사상엔 동조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강요하는 것도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의 문제는 번역의 오류.
아무래도 역자가 중국어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해석의 오류가 있어서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문구가 나오곤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일본에서 번역된 삼국지를 많이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삼국지의 문제는 원저에는 없는 이상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원저의 스토리 전개상 연결되지 못하는 부분을 메꿔준다는 장점은 있지만,
증명되지 않은 야사라던가 스토리 전개상 불필요한 부분까지도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이다.
일례로 삼국지의 이야기가 시작되기까지 앞부분이 너무 길다.
그 초반부가 굉장히 지루해서 앞부분만 읽다가
삼국지는 정말 지루한 책이라는 인식만 안고 덮어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문제점을 극복할수만 있다면 괜찮은 책이긴 하다.
소설가가 번역한 책이다 보니 오류는 있지만 번역 자체는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전개 방식이 매끄럽고 확실히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즉, 한번 읽기 시작하면(초반부를 극복하면) 손에서 놓기 힘든 매력이 있다.
언제 시간나면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3. 삼국지가 울고 있네
이문열 삼국지의 오류를 지적한 일종의 정오표 같은 책이다.
디씨의 삼국지 갤러리의 추천으로 구입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재중동포 작가로 쉽게 말하면 삼국지 전문가(라 쓰고 덕후라 읽는다.)이다.
당연히 중국어에 능숙하기 때문에 이문열 삼국지의 번역의 오류같은 것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이문열 삼국지의 이해할 수 없는 문구들이 왜 이해할 수 없는지를 알 수 있다.
만약 이문열 삼국지를 읽게 된다면 이 책도 반드시 같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이 사람이 직접 번역한 삼국지도 출판되어 있다.
3권까지 모으다 사정상 못 모았다.
위의 책에서 볼 수 있는 번역의 오류는 잡혀있어서 좋긴한데,
워낙에 직역을 해서 그런지 몰입도가 좀 약하다.
번역의 오류를 떠나서 단순히 재미만 놓고 본다면 역시 이문열 삼국지가 최고인 것 같다.

4. 삼국지 강의
정말 우연히 구입한 책.
강남 교보문고에 놀러 갔다가 이 책의 저자인 이중천 선생이
사인회도 겸해서 발매행사를 한다고 해서 갔다가 사인까지 받아온 책이다.

중국의 CCTV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을 책으로 낸 것이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내용을 기초로
실제 역사서와 여러 책의 내용을 통해서 소설이 어떻게 왜곡되게 적혀있는지,
소설이 왜 그렇게 묘사할 수밖에 없었는지,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배경 등등을 설명하는 책이다.
한마디로 삼국지를 읽기 위한 기본 배경지식을 쌓고,
소설이 실제 역사를 왜곡시킨 것들을 바로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삼국지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전달해준다.
삼국지의 내용을 통해서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훌륭한 교양서적이다.


삼국지 관련된 책은 이 정도.
사실 진정한 삼국지 매니아라면 정사 삼국지와 자치통감은 기본인데 난 그정도 수준은 아닌 듯.
확실히 책보단 게임으로 접한 삼국지가 많다보니...
다음번엔 본격적으로 삼국지 관련 게임에 대해 포스팅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