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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삼국지

사실 난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진 삼국지에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싫어했다고 보는게 더 맞을 것 같다.

6학년 시절에 TV에서 삼국지 애니메이션을 했었다.
'유비, 관우, 장~~비. 아~~~. 복숭아 나무 아래서 형제가 되기로 맹세를 했네~'
로 노래가 시작되는 바로 그 만화.
그 당시 애들 사이에서(당연히 남자애들 한정이지만..) 선풍적인 인기였다.
그래서 학교만 오면 여포가 어쨌다는 둥, 원소가 어쨌다는 둥 하는 얘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유는 기억이 안 나는데 난 그 만화를 못 봤다.
그 때 삼국지에 대해 알고 있는건 유비, 관우, 장비가 주인공이고 조조는 나쁜놈이라는 것 정도?
그러니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외의 이름이 나오면 얘기에 낄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고,
그러다 보니 짜증이 나서 더더욱 그 만화를 보기 싫다는 생각이 강해져서
결국 삼국지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다 내 친구의 추천으로 접하게 된 책이 있었으니
대교출판에서 나왔던 5권짜리 '소설만화 삼국지'였다.
대략 2/3은 만화, 1/3은 글로 되어 있는 책이었다.
글 부분은 진지하게 적혀있는데,
문제는 만화 부분이 상당히 웃기게(물론 그 당시 초등학생 수준에서)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령이 '여포가 쳐들어 왔습니다.' 라고 하면
조조가 '그럼 소포, 중포, 대포를 모두 동원해서 막으면 될 것 아냐!'라는 식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유치한데 그 당시에는 그게 너무나 재미가 있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삼국지에 대해 닫혀 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게 되었다.
(같은 스타일로 서유기도 있었는데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물론 지금은 모두 절판.)

'소설만화 삼국지'로 인해 삼국지 세계에 대해 문을 열었다면,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당연히 게임이었다.
그 중에 삼국지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게임이 코에이의 '삼국지 영걸전'.
그 당시 삼국지 게임이라고 하면 '삼국지3'같은 턴 방식 시뮬레이션 장르가 대세였는데,
최초로 SRPG 스타일로 삼국지 게임이 나온 것이다.
마지막에 가면 스토리가 좀 달라지지만 그 전까진 삼국지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이 게임 한번만 해보면 삼국지를 한번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소설만화 삼국지'는 유비가 촉나라를 점령하면서 끝이 나기 때문에
그 뒷이야기에 대해선 전혀 몰랐는데 이 게임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어쨌든 지금은 삼국지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삼국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삼국지를 몇번을 읽었는지는 이제 기억도 안 나는 수준.
(적어도 5번은 넘는다. 물론 1권부터 끝권까지 읽은 완독 횟수를 기준으로..)
물론 수십번 수백번씩 읽은 진정한 삼국지 폐인(덕후)들에 비하면 모자라긴 하다.
그리고 다양한 작가가 번역한 작품을 읽은 것도 아니고,
정사 삼국지나 자치통감을 읽은 것도 아니고,
아직 이래저래 내공이 많이 부족하긴 하다.
.....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찌됐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삼국지가 나에게 미친 영향은 꽤 크다.
그리고 이상하게 겨울이 되면 삼국지 생각이 많이 난다.
(소설 배경상 겨울이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또한 진삼국무쌍 출시 10주년 기념되는 해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참에 한번 각종 삼국지와 관련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물론 쓰고싶을 때만....)
그래봤자 게임이야기가 대부분이겠지만...

하여튼 시간날 때마다 삼국지와 관련된 포스팅을 해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