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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α

알파55 vs NEX-5

VS

요즘 날 고민하게 만드는 두 기종.
그래서 개인적으로 두 제품을 비교해보았다.
(어디까지나 나의 현재 상황에 따른 비교인 만큼 절대적인 장단점은 아니다.)

일단 NEX의 장점.

1. 작고 가볍다.
그러면서 센서는 크롭바디 DSLR의 그것과 동일.
화질 때문에 DSLR을 구입하는게 일반적일텐데,
문제는 크고 무거워서 잘 들고 다니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NEX는 화질과 휴대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델이다.
DSLR(?)에 있어서 이 이상 장점이 있을 수 있을까?

2. 렌즈선택의 자유.
NEX는 기본적으로 E마운트라는 독자적인 마운트를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센서는 기존 크롭바디의 그것과 동일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어댑터만 있으면,
기존에 사용하던 알파 마운트의 크롭바디용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마운트의 출시로 인해 알파 마운트 뿐만 아니라
니콘이나 캐논용 렌즈도 장착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올림푸스 펜이나 파나소닉의 GH 시리즈는 마이크로포서드이다.
그래서 센서가 기존의 크롭바디용 센서보다 더 작다.
보통 크롭바디는 APS-C 규격, 즉 1.5배 크롭이지만
마이크로포서드는 2배 크롭이다.
따라서 아웃포커싱이나 광각 촬영에서 손해를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어댑터를 사용한다하더라도,
기존의 1.5배 크롭바디용 렌즈를 활용할 수가 없다.
NEX가 주목받는 이유는 1.5배 크롭바디용 센서를 장착했음에도
마이크로포서드인 펜 보다 훨씬 부피가 작다는 것이다.
(펜도 처음 봤을 땐 정말 작다고 생각했는데, NEX를 보고 나니 벽돌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현재 1.5배 크롭바디용 센서를 장착한 미러리스 카메라는
소니의 NEX시리즈와 삼성의 NX시리즈 밖에 없다.
(그런데 모델명이 미묘하게 비슷하구만....)

3. 동영상 기능.
이 녀석을 DSLR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소니의 DSLR급 제품 중에는 최초로 동영상 기능이 추가 되었다.
그동안 캐논이나 니콘이 동영상 기능을 탑재한 DSLR을 출시해왔지만,
소니는 자사의 핸디캠과의 포지셔닝이 겹치는게 불안했었는지 몰라도,
DSLR에 동영상 기능을 넣지는 않았었다.
핸디캠으로 축적된 노하우와 대형센서 및 고급렌즈를 사용한 동영상 기능은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4. 각종 부가기능.
사이버샷에나 들어가던 각종 부가기능들이 모두 집합되었다.
얼굴인식 기능이나, 스마일 셔터 같은 것들 말이다.
최근엔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3D 스윕 파노라마 기능까지 추가되었다.

5. 알파 300과의 병행 가능성.
NEX를 구입하게 되면 어디까지나 서브의 개념이 될 것 같다.
어댑터를 구입하지 않는 이상(구입한다하더라도) 기존의 렌즈는 활용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평소엔 팬케익렌즈 장착 NEX를 들고 다니다가,
좀 제대로 사진을 찍을 일이 생길 때만 알파를 들고 다니면 될 것이다.
결국 알파는 알파대로, NEX는 NEX대로 공존할 수 있다....?

NEX의 단점.

1. 렌즈 활용도의 하락.
다양한 마운트의 렌즈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할 수는 없다는게 단점이다.
일단 어댑터 자체도 꽤 고가인데다가 어댑터를 사용하면 AF가 지원되지 않는다.
MF로 초점을 잡느라고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길고양이도 코웃음치면서 지나갈 것이다.
심지어 저가의 어댑터 같은 경우에는 조리개 조차 조작이 불가능하다.
최근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어댑터를 사용해도 AF가 가능하도록 바뀌었는데,
이게 있으나 마나 할 정도로 느려서 속이 터진다고 한다.
밑에서 얘기하겠지만 안그래도 콘트라스트AF라 답답한데 거기다 한 술 더 뜨는 것이다.
그나마도 소니에서 출시된 일부 렌즈에 국한된다고 한다.
서드파티 렌즈의 경우는 AF는 영영 미지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2. AF방식.
AF방식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바로 위상차AF와 콘트라스트AF 이다.
위상차는 피사체의 밝기를 감지해서 초점을 잡는 방식으로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초점링을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돌려야하는지 정확하게 계산하여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신에 약간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단점이다.
콘트라스트는 초점을 잡고자 하는 곳의 색깔의 차이를 통해서 초점을 잡는 방식이다.
일단 한 방향으로 초점링을 돌린 다음 초점이 맞을 때까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돌린다.
따라서 상당히 속이 터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색깔의 구분이 불분명한 물체의 경우 초점을 못잡고 모터만 계속 돌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신에 비교적 정확하다는게 장점이다.
장단점이 있지만 카메라라는 것이 순간의 찰나를 기록하는 기기이다 보니,
DSLR 급에선 위상차AF가 주로 사용된다.
일부 DSLR은 뷰파인더로는 위상차, 라이브뷰로는 콘트라스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DSLR 최초로 라이브뷰를 탑재했다고 자랑하던 모메이커의 경우에도,
바로 이 때문에 라이브뷰는 있으나마나였다.
하지만 소니는 지금까지 DSLR에서 뷰파인더이던 라이브뷰이던 관계없이 위상차 방식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NEX는 콘트라스트 방식이다....

3. 애매한 ISO.
이유는 모르겠지만 NEX의 최소 ISO는 200이다.
솔직히 100이나 200이나 노이즈 자체는 육안으로 구별하기는 힘든 정도이다.
따라서 셔터속도를 확보하기 용이하니까 ISO 100을 지원하지 않으면 어떤가 싶어도 그렇지 않다.
ISO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은 밝은 상황에서 셔터속도를 느리게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낮에 강이나 바다의 흐름을 찍고자 한다면 의도적으로 셔터속도를 느리게 해줘야 한다.
그런데 ISO가 내려가지 않으면 빛에 민감해져서 물의 흐름은 커녕 하얀 사진만 보게 될 것이다.
결국 흔들리지 않는 사진은 얻을 수 있겠지만 촬영자의 의도가 반영된 멋진 사진은 얻을 수 없다.

4. 틸트 액정.
NEX는 액정의 틸트만 지원된다.
알파 300에 비하면 움직이는 각도가 커지긴 했지만,
로우 또는 하이 앵글 상황에서 세로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들에 비하면 이건 문제라고도 할 수 없겠지만...)

5. 뷰파인더의 부재.
솔직히 라이브뷰가 있는 이상 뷰파인더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뷰파인더를 사용해야할 상황이 있는데 바로 햇빛이 강한 날이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액정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뷰파인더는 꼭 필요하다.

6. 각종 액세러리의 압박.
이건 마음먹기 나름이지만 각종 액세서리들의 구매 압박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특히 렌즈의 경우 필터도 다시 구입해야 하고...

7. 알파 300과의 병행 가능성.
이건 장점이자 단점.
솔직히 휴대성이 장점인 이 놈을 두고 알파를 들고 나갈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삼식이 같은 명품렌즈를 두고두고 썩혀둘 수도 없다.
또한 NEX를 놔두고 알파만 들고 나갈 수도 없는 것이 동영상도 찍어야 할 일이 생기면?
결국 알파와 NEX 둘 다 들고 다녀야하는 대삽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알파55의 장점.

1. 사기급의 연사속도.
초당 10연사.
최고급 풀프레임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보통은 연사를 사용할 일이 잘 없는데,
움직이는 사물을 찍을 때 정말 요긴하다.
(특히 수영대회...)
지금은 3연사인데 정작 중요한 장면은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2. 스위블 액정.
소니는 지금까지는 틸트만 지원되는 액정을 탑재했었다.
그런데 알파55는 틸트 뿐만 아니라 스위블까지 지원된다.
따라서 로우(하이)앵글에서 세로로 사진을 찍기 용이해졌다.
또한 찍을 일은 없겠지만 셀카도 찍기 용이해졌다!!!

3. 시야율 100% 라이브뷰.
사실 라이브뷰에선 시야율 100%가 당연한 것이지만 어쨌든 알파300은 100%가 아니니깐.
비록 전자식 뷰파인더이긴 하지만 뷰파인더 상황에서도 시야율은 100%이다.
완전 풀프레임급.
(하지만 전자식이니 그냥 기분만 풀프레임급...)

4. 업그레이드된 라이브뷰 기능.
알파300은 MF시 확대가 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했는데,
알파55는 확대가 된다.
또한 최종적으로 어떤 사진이 나올지 뷰파인더나 액정에서 미리 볼 수 있다.
사진이 밝을지 어두울지, 배경은 얼마나 흐려질지, 화이트 밸런스는 적절할지 등등.
알파300의 라이브뷰에서도 어느 정도는 미리 볼 수 있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알파55에선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5. 기존 모델 대비 소형 및 경량화.
알파300보다 무게가 약 150g 가볍다.
솔직히 무거운 렌즈를 장착하면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가볍다는건 장점이다.
프리즘이 없기 때문에 부피도 많이 줄어들었다.

6. 기존 장비 그대로 활용가능.
지금 가지고 있는 렌즈 및 플래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건 확실히 장점이다.
왠만큼 갖출건 갖춰져있기 때문에 별도의 액세서리에 대한 압박은 없을 것 같다.

7. ISO.
알파300의 ISO는 최대 3200이지만 55는 최대 12800까지 지원한다.
노이즈 때문에 ISO는 잘 올리지 않지만 그래도 올릴 수 있다는건 분명 장점이다.
지금 3200은 노이즈가 심해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제한적으로나마 1600까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12800까지 지원된다는 것은,
적어도 3200이나 6400 정도는 제한적이나마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NEX와 알파550은 최소 ISO가 200이었는데,
알파55에선 다시 100으로 돌아왔다.

8. 동영상 기능.
NEX도 굉장히 뛰어난 동영상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건 NEX의 그것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9. 디지털 수평계.
중력센서가 내장되어 있어서 액정 상에서 수평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니콘이나 캐논의 중급기에서는 이미 존재하던 기능이지만,
어쨌든 사진을 찍을 때 수평이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10. GPS 내장.
DSLR(?) 최초로 GPS가 내장되었다.
하지만 실내에서 찍을 땐 어차피 무용지물일 것이고,
GPS가 활성화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기 때문에
얼마나 활용도가 높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장되어 있다는건 분명 장점이다.

11. 위상차AF.
당연한 얘기지만 위상차AF 방식이다.
그런데 동영상 모드에서도 위상차AF 모드이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일지라도 초점을 잃어버리지 않고 추적이 가능하다.

12. 각종 부가기능.
NEX와 마찬가지로 사이버샷의 거의 모든 기능이 들어갔다.
3D 스윕 파노라마(사용할 일이 있을런지...)도 기본적으로 사용가능하다.

알파55의 단점.

1. 휴대성.
기존 모델대비 무게와 부피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획기적으로 휴대성이 좋아진건 아니다.
프리즘은 없어졌지만,
비록 반투명일지라도 거울은 존재하는 만큼 어느정도의 부피와 무게는 감수해야한다.
확실히 휴대성은 NEX를 따를 기기는 없을 듯.

2. 전자식 뷰파인더.
뷰파인더가 전자식이라는 것은 아쉽다.
최종 결과물을 미리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이게 단점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이용할 경우가 그렇다.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터뜨릴 경우 노출을 많이 줄 필요가 없다.
그런데 액정은 플래시가 터지지 않을 경우를 가정하게 된다.
그래서 노출을 많이 주지 않게 되면 액정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서 구도를 잡기가 힘들어진다.
광학식 뷰파인더를 사용할 경우는 이런 문제가 없다.
분명 단점인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카메라 사용습관을 돌이켜 보면 뷰파인더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안경 쓰고 뷰파인더 보는 것도 힘들고, 사진 찍을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는 것도 싫다.
밤보단 낮에 사진을 찍을 일이 많을 것인 만큼,
전자식 뷰파인더는 생각보단 단점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3. DSLT의 미래.
알파55는 DSLR이 아닌 DSLT라고 불리운다.
프리즘이 없어지고 거울이 반투명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울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빛이 거울을 통과한 다음에 센서에 도달한다.
따라서 분명 광량의 손실은 발생할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메이커들도 반투명 미러 카메라를 출시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니는 특유의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또한 평을 봐도 거의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DSLR 보다 장점이 더 많은 DSLT 쪽이 더 나은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출시할 모든 카메라를 DSLT로 할꺼냐는 질문에 소니는 모르겠다고 했다.
즉, 획기적인 방식은 맞지만 DSLR을 대체할 만한 방식인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베타테스트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약간 있다.

4. 알파300의 운명.
알파55를 영입하면 알파300은 거의 사용할 일이 없게 된다.
카메라 2개 메고 덕후 코스프레나 연출하면 몰라도....

5. 보급기에서 보급기로.
성능은 중급기급이지만 그래도 보급기는 보급기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렌즈나 풀프레임 바디 및 렌즈의 가격 때문에 앞으로도 풀프레임은 못 살 것 같다.
그렇다면 적어도 다음 기기는 중급기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개발은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는 알파700의 후속같은..)
쉽게 말하면 소형차를 가지고 있다가 중형차를 사려고 했는데,
성능은 중형에 가까운 소형차인 준중형차를 사는 것과 같다.
그래도 성능만큼은 확실하니깐...

이것저것 무지하게 길게 쓰긴했는데 지금 같아선 역시 알파55 쪽이 더 우세한 것 같다.
분명 알파300과 NEX를 다 같이 활용하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DSLR은 역시 렌즈가 생명이고,
바디 자체의 성능도 더 뛰어난 알파55 쪽이 역시 더 나은 것 같다.

그럼 이제 지르는 일만 남은 것인가.....???